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리뷰카테고리

[캐릭터 소개] 흑태자, 아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지난 3월, 세간의 관심 속에 ‘창세기전4’의 공개시범서비스(OBT)가 시작됐다. 90년대를 풍미한 국산 RPG 창세기전 시리즈의 최신 넘버링 타이틀이 출시되자 평단에서는 잇달아 ‘창세기전’ 시리즈를 조명했고, 창세기전을 경험했던 아재 게이머들은 일제히 눈을 감고 추억에 잠겼다.

“드디어 태자 전하의 용안을 뵙겠구나”, “원조 아수라파천무를 볼 수 있는 것인가?” 등의 멘트로 추억잔치를 벌이는 동안 10대에서 20대 초반 게이머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창세기전 캐릭터에 노골적인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이 아재들은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창세기전4’의 그래픽과 시스템, 콘텐츠와 최적화 등에 혹평을 쏟아내던 게이머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매력과 호소력을 갖춘 게임 캐릭터가 가진 힘이다. 아재들이 찬양해 마지않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간판 ‘흑태자’를 소개한다.

▶ 본격! 겜알못이 게임하는 만화 #1 ◀

사기 캐릭터의 전형
‘창세기전1·2’의 등장인물인 흑태자의 본명은 칼 스타이너로, 게임의 무대인 안타리아를 팬드래건 왕국과 양분하는 게이시르 제국의 수장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초중반을 팬드래건 기사단 시점으로 진행하며, 왕국을 무너뜨린 제국에 대한 복수를 다룬 스토리는 그를 최종보스로 인식시킨다.

공식 일러스트만 해도 그렇다. 그가 입고 있는 시커먼 갑옷은 ‘흑태자’라는 이름을 플레이어의 뇌리에 새겨놓는 동시에 언젠가 쓰러뜨려야 할 못된 보스몬스터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사실 유약한 생김새가 제왕의 얼굴이 아니라 항상 투구를 쓰고 있다는 설정인데 팬드래건의 기사인 플레이어에게는 관심 밖이다.

플레이어가 쓰러뜨려야할 최후의 적인 흑태자의 위용은 무시무시하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제국을 다스리는 군주이자,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대륙 최강의 검사이자, 데블족의 특징인 강력한 마력의 소유자이자, 대륙의 패권을 두고 팬드래건 왕국과 벌인 그라테스 평원 회전에서도 대승을 거둔 사령관이다.

흑태자는 90년대 장르 소설에서 유행했던 먼치킨 캐릭터의 등장을 예고했는지도 모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능력은 일견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단 ‘창세기전1’에서는 이런 사기 캐릭터의 면모를 직접 목격하거나 확인할 수는 없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대사 등을 통해서 짐작할 수만 있다.


 ▲ 오프닝을 요약하자면 흑태자는 ‘제국군의 열세를 극복하고 왕국을 멸명시킬 정도로 잘났다’ 정도?

흑태자의 실종, 그리고 귀환
게이시르 제국에게는 불행이지만 팬드레건 왕국에는 다행스럽게도 흑태자는 비공정이 추락하는 바람에 실종된다. 최고 권력자의 실종은 제국 내부에 혼란을 야기했고 덕분에 왕국의 기사단의 레지스탕스 활동은 수월하게 전개됐다. 또한 ‘그레이 스케빈저’라는 걸출한 인물이 왕국에 합류하면서 영토를 수복할 수 있었다.

제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흘러가던 대결양상이 흑태자의 실종과 동시에 역전된 것은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부분이다. 이 시기에 팬드래건 왕국은 왕자가 무사히 돌아오고, 제국군을 패퇴시켜 우방국을 해방하고, 신들의 유적인 ‘천공의 아성’을 확보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수세에 몰린 제국을 구원할 인물은 흑태자밖에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 흑태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게임의 초반부와 달리 이 때부터는 간지폭풍을 몰고 다니는 흑태자를 직접 조종할 수 있고, 왜 흑태자가 이 ‘창세기전1·2’의 주인공이고 창세기전 시리즈를 상징하는지 느끼게 된다.


 ▲ 흑태자의 귀환과 이후 행적을 스샷으로 요약하자면 대략 이 정도?

신을 능가하는 최고 존엄
흑태자는 위기에 빠진 제국을 구하기 위해 옛 충복 ‘제국 7용사’를 규합하고, 곧바로 실력행사에 나선다. 실권 장악에 성공한 흑태자는 여세를 몰아 주변국을 침공, 팬드래건과의 일전을 치르게 된다. 흑태자가 이제 막 돌아왔을 뿐인 게이시르 제국과 내실을 탄탄하게 다진 팬드래건 왕국의 대결은 이미 승패가 정해져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필살기 ‘아수라파천무’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적을 차별하지 않고 일제히 삭제해주는 아수라파천무는 SPRG의 밸런스를 완전히 붕괴시켰지만 절대적인 위력 하나는 제대로 묘사했다. 또 흑태자, 시라노, 클라우제비츠, 살라딘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버전의 아수라파천무가 있지만 원조의 박력은 단연 으뜸이다.

이쯤 되면 입에서 ‘태자 전하’라는 말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고, 절로 머리를 조아리게 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흑태자는 단순히 대륙을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7명의 주신과 수십 명의 파괴신을 단신으로 격파하고, 세상을 구한 진정한 구세주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전하’라는 호칭은 그를 담아내기에는 너무 조그만 그릇처럼 느껴질 정도다.


 ▲ 종반에 이르러 흑태자의 활약과 그걸 지켜보는 플레이어의 심정을 요약하자면 이 정도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너무 강력한 먼치킨 주인공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어려운 캐릭터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고, 작품의 밸런스를 망치기도 하며,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SRPG의 전략성 부분에서 ‘흑태자’는 밸런스를 헤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전’은 반전을 통해 극을 풀어나감으로써 흑태자라는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게이머의 뇌리에 남은 흑태자는 10년이 흘러 등장한 최신 후속작에 아재들이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다.


 ▲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태자 전하의 정체

추천 1 비추천 0

SNS공유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메인 배너



댓글(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