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해와 범죄, 지하철에서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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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하다보면 댓글이나 게시판에서 상대방을 고소하겠다는, 이른바 “고소드립”을 자주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법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법조인으로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실제로 형사고소는 저렇게 농담 삼아 할 주제는 아니다. 아무리 결백한 피고소인이라도 피의자 신분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의 성추행도 매우 빈번하게 고소가 이루어지는 분야다. 출퇴근길 지하철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서로의 신체는 자연스럽게, 어쩔 수 없이 맞닿게 되고, 오해는 항상 발생한다.
△남현석변호사
예전에 맡았던 한 사건 중에, 의뢰인이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여성의 다리를 건드렸다는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 적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의뢰인이 그 날 술을 마신 상황이었고, 특별히 옆의 여성에게 어떠한 행동을 한 적도 없었기에 의뢰인은 그 당시 일들이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았다. 너무나도 억울해하였으나, 의뢰인은 그 여성의 신고 하나로 긴 시간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지내야했다.
또 다른 사건 역시 만원 지하철에서 발생하였다. 만원 지하철 칸에서 한 의뢰인은 옴짝달싹 할 수 없어, 어느 출입문으로 내려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지하철 칸을 왔다 갔다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한 여성의 신체에 여러 번 접촉하게 되었다. 결국 그 여성은 지하철에서 소리를 지르며 의뢰인을 나무랐고, 주변 사람들마저 의뢰인을 가로막아 결국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객관적인 상황을 놓고 볼 때, 신고를 한 여성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는 쉽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어렵다. 여성이 성추행이라고 소리를 지른다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성의 말을 신뢰하고 성추행범으로 지목된 남성을 도망가지 못하게 잡는다. 여성의 말 한 마디로 의심을 받게 된 남성은 수개월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증거도 없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일이 잘 해결되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더라도, 해당 남성은 수사기록이 남게 된다. 또한 신고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한다. 물론 만원 지하철에서의 추행을 노리고 여성들을 괴롭히는 파렴치한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의 말 한 마디 또는 오해로 인하여 평범한 사람의 인생이 나락으로 빠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남성이 받게 된 피해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보상되지 않는다. 그러한 의뢰인들의 축 처진 어깨를 보는 것이 변호인으로서는 매우 가슴이 아프다. (남현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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