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피우는 ‘비타스틱’, “금연보조제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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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A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근처 공원을 찾았다가 당황스러운 장면을 목격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가운데 담배 연기 같은 것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희들 지금 담배 피우는 거니?”라며 깜짝 놀라 되묻는 A씨에게 아이들의 당돌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거 담배 아니에요. 약국에서 산 비타스틱(피우는 비타민)인데요”라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찜찜한 기분을 감춘 채 뒤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비타스틱은 청소년, 심지어 초등학생마저 쉽게 구입할 수 있어 흡연 조장과 유해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비타스틱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됨에 따라 승인 제품에 한해 식약처가 판매를 보장하게 됐지만,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청소년 흡연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금연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비타스틱을 금연보조제로 착각하고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타스틱은 입에 물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 액상을 수증기로 만들어 폐로 흡입할 수 있는 형태인데, 니코틴과 타르 성분이 없어 청소년도 구입 가능하다. 하지만 금연 보조제로서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약 금연보조제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비타스틱 대신 실제로 안전성 허가를 받고 금연보조제로서 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을 구입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금연보조제로는 ‘니코틴보조제’가 대표적이다. 니코틴보조제는 흡연자의 니코틴 의존성을 단계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금연을 돕는 보조적 치료법이다. 금연 치료를 위해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 임상시험결과에 의하면 니코틴대체요법을 사용할 경우,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금연 성공률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금연사업 시행 시 니코틴보조제를 복합적으로 처방한 경우 경구제와 유사한 수준의 금연 성공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단일 처방보다 35%까지 금연 성공률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정부는 올 1월부터 약국에서 바로 금연프로그램에 등록하고 금연보조제를 무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앞서 영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의사 처방 없이 지급 가능한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금연 상담사가 금연 보조제를 지급하기도 한다. 어디서든 손쉽게 금연보조제를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한국에서도 금연을 돕기 위해 지역금연센터에서 금연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전국 300여개소도 채 되지 않는다. 금연보조제 구입 역시 해외와 달리 약국이나 보건소를 찾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연보조제를 일상 속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니코틴 보조제 처방 및 구입을 의사 처방 없이 편리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담배의 유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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